그러고 보니 나의 종교는 불교도 아니었고 천주교도 아니었고 흔히 대답하기 좋은 유교는 더욱 아니었다. 이 깊은 밤에 나는 월간 지방자치 인터뷰도 정리하고 5월호에 실리는 여러 가지 기사와 칼럼, 또 다른 주제를 가지고 정리하며 밤을 지새우고 있다. 그런데 지금 쓰는 대기자 칼럼은 칼럼이라기보다 독자들이 읽고 함께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은 글을 공유하고 싶어서 펜을 들었다. 며칠 전 故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편지
해탈의 의미
내가 구애받지 않는 것을 해탈이라고 합니다. 배를 타고 바다에 가면서‘바람도 불지 말고 파도도 치지 마라.’ 이렇게 바라는 것이 아니고, ‘바람아 불려면 불어라 파도야 치려면 쳐라, 나는 이미 좋은 배를 마련해 놓았고 좋은 항해술을 습득했기에 그 정도는 문제가 없다. 이런 마음가짐이 해탈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남편이 그렇게 착해 보여도 살아보면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있어도 내가 낳아 키운 아이도 내 말을 잘 안 듣는데, 어떻게 세상일이 내 생각대로만 되겠어요. 파도가 일면 파도를 타고 가면 되고, 파도가 일지 않으면 조용히 즐기면 됩니다. 세상일이 내 생각대로 안 된다고 전혀 구애받을 일이 없습니다.
인간이 신에게 질문을 했다. “인간에게서 가장 놀라운 점이 무엇인가요?” 신께서 대답하셨다. “돈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다시 돈을 잃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버리는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도 미래도 행복하게 잘 살지 못하는 것이란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소중한 것이랍니다.
오늘도 내일도 매일매일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균형있게 조절하며 즐겁게 지냅시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하고 평생 청빈한 삶을 이어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5년 5월 21일, 88세로 선종하셨습니다. 그가 남긴 재산이 100달러, 한국 돈으로 고작 14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오늘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마지막 편지를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한번 천천히 읽어보시고 뜻 깊은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편지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나는 오늘, 이 삶을 지나가는 사람으로서 작은 고백 하나 남기고자 합니다. 매일 세수하고, 단장하고, 거울 앞에 서며 살아왔습니다.
그 모습이 ‘나’라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그것은 잠시 머무는 옷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는 이 몸을 위해시간과 돈, 애정과 열정을 쏟아 붓습니다. 아름다워지기를, 늙지 않기를, 병들지 않기를, 그리고… 죽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죠. 하지만 결국, 몸은 내 바람과 상관없이 살이 찌고, 병들고, 늙고, 기억도 스르르 빠져나가며, 조용히 나에게서 멀어집니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내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자식도, 친구도, 심지어 이 몸뚱이조차잠시 머물렀다 가는 인연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구름처럼 머물다 스치는 인연입니다. 미운 인연도, 고운 인연도 나에게 주어진 삶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니 피할 수 없다면 품어주십시오.
누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먼저’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십시오. 억지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오늘, 지금 하십시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온 마음을 쏟아주십시오. 울면 해결될까요? 짜증내면, 나아질까요? 싸우면, 이길까요?
이 세상의 일들은 저마다의 순리로 흐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흐름 안에서 조금의 여백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조금의 양보, 조금의 배려, 조금의 덜 가짐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숨구멍이 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세상을 다시 품게 하는 온기가 됩니다. 이제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며,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내 삶에 스쳐간, 모든 사람들, 모든 인연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나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이 삶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기적 같은 여정이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삶에도 그런 조용한 기적이 머물기를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
프란치스코(1936~2025)
오늘 해탈의 의미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편지를 읽고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네 인생이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니면서 왜 이기주의로 살아가야만 하는지…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