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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얼굴

마음과 얼굴
류광식 대기자

필자는 불자(佛子)는 아니지만, 좋은 말과 좋은 글은 서로 공유하는 것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것 같아 펜을 들었다. 옛 말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즉,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의 한자성어. 『화엄경』에 나오는 말이다. 『화엄경』 제19권 각림보살(覺林菩薩)이 읊은 게송偈頌에 나오는 말이다.
각림보살은 깨달음의 경지를 화가에 비유하는데, 화가의 마음속에 명백한 이미지가 없으나 마음가는대로 그리다보면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과 같아서, 사람의 마음속에서도 명백한 세상사의 이치를 확인할 수 없으나 사실 세상사의 모든 이치가 마음이 만들어내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이 부처의 진정한 깨달음이라는 것. 원효가 당나라 유학 가는 중에 비가 내려 근처 동굴에서 머물러서, 어두운 가운데 바가지 물을 마셨는데 알고 보니 해골 물이었다는 것을 알고선, 이에 원효가 ‘이것이 일체유심조구나’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다. 이런 말이 있다. 짐승은 밥을 건드릴 때 물고, 사람은 돈을 건드릴 때 문다. 지나친 욕심(慾心)은 암세포와 같아서 정상(正常) 세포인 양심(良心)을 죽인다. 아무리 좋은 약도 부작용이 있듯이 아무리 좋은 짝도 단점(短點)은 있는 법이다.
내 삶의 주변에 겹겹이 불신의 철조망을 치면 적뿐만 아니라 친구도 들어오려 하지 않는다. 가난이 죄가 아니듯, 단지 돈이 많다고 죄는 아니다. 배고플수록 밥이 그립듯, 외로울수록 정이 그립다.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짝은 한 명이면 족하고 나를 진심(眞心)으로 걱정하는 벗도 한 명이면 족하다. 사건을 해결하는 열쇠는 사건이 일어난 현장에 있듯 마음의 문제(問題)를 해결하는 열쇠 역시 마음 자체에 있다. 몸을 가두면 몸이 괴롭듯, 마음을 가두면 마음도 괴롭다. 마음을 가두는 감옥 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건 바로 집착(執着)이다. 짐승보다 못한 인간이 있듯, 인간보다 나은 짐승도 있다. 상유심생(相由心生) 나의 얼굴은 마음에서 생긴다. 마의상법(麻衣相法)'이라는 책에는 상유심생(相由心生)이라는 사자성어가 나온다.
옛날 중국 산동(山東)에 한 조각가가 있었는데, 외모가 아주 잘 생긴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는 요괴나 귀신과 같은 것들을 조각하길 좋아했고, 그의 작품은 모양이 아주 생동감이 있어 많은 사람이 앞다퉈 구매했다는데… 세월(歲月)은 흘러 흘러 장사도 잘되어 적지 않은 돈도 벌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니, 잘 생겼던 얼굴은 간데없고 몰골이 괴상하게 변해 있었다. 그는 예전의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어 두루 유명(有名)한 의사들을 찾아다녔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어느 날 우연히 한 사찰에 들르게 되고, 그곳 주지 스님의 충고(忠告)를 들었다.
“내가 당신의 소원을 들어줄 수는 있지만, 대신 조건이 있소. 반드시 각기 다른 모습의 관음상을 여러 개 조각해서 내게 주어야 하오.” 조각가(彫刻家)는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주저 없이 스님의 조건(條件)을 받아들였다. 이리하여 그는 끊임없이 관음보살의 모습과 표정을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이를 자신의 작품 속에 표현(表現)하고자 노력했다.
반년(半年)이 지난 후 그는 각기 다른 모습의 관음상을 만들어냈고, 다시 스님을 찾아가게 된다.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거울을 한 번 보시오. 당신의 얼굴은 자비롭고 선량(善良)한 것이 마치 관음보살처럼 보입니다." 그제야 그는 자신의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장중하게 변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토록 고치고 싶었던 얼굴이 저절로 좋아진 것이다. 사람은 각자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을 새기며 산다. 아브라함 링컨이 대통령이 된 후 내각을 구성할 때 비서진에게 어떤 사람을 추천받았는데, 그 사람 얼굴을 보고는 거절(拒絶)을 했다고 한다. 궁금하여, 거절한 이유를 묻자 링컨은 이렇게 말했다. "뱃속에서 나올 때는 부모님이 만들어 준 얼굴이지만, 그다음부터는 자신이 얼굴을 만드는 것입니다. 나이 사십이 넘으면 모든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責任)을 져야 합니다”.
과학적(科學的)으로 보더라도 심리 변화는 신경전달 물질의 농도 차이를 발생시키고, 근육은 표정에 변화를 만든다. 항상 신경질적이고 초조하고 우울했던 사람은 얼굴에 그 마음이 그대로 나타난다. 늘 화를 내던 사람의 얼굴은 보기만 해도 무섭다고 하는 말을 종종 들었을 것이다. 필자도 함께 느끼면서 제안해 보고 싶다. “지금 주위에 거울이 있다면, 자신의 얼굴을 한 번 보세요. 얼굴 단장을 하듯 보지 마시고, 그냥 전체적인 분위기(雰圍氣)를 봐 보세요. 여러분의 얼굴은 어떤가요?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상유심생(相由心生) “외모는 마음에서 생겨난다”는 뜻이다. 사람은 각자의 얼굴에 세월의 흔적(痕迹)을 새기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지나온 세월, 생각과 가치관(價値觀), 심리 상태의 모든 변화 하나하나가 얼굴에 흔적을 남긴다. 여기에는 어느 정도 과학적 근거(根據)가 있다. 심리 변화는 신경전달 물질의 농도 차이를 발생시키고, 근육을 만들어 표정(表情)에 변화를 만든다. 오랫동안 일정한 정서를 유지한 사람은 표정에 크게 변화(變化)가 없지만, 항상 초조하고 우울한 사람에게는 '불안한 얼굴'이 생긴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한다.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나부터 가끔은 거울을 봐야겠다. 우리 각자는 자기의 얼굴 속에 평온함이 있는지, 불안함이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우리인생은 항상 웃고만 살 수 없지만, 그래도 자신을 컨트롤(Control)하여 내 얼굴빛에 깃든 초조함이나 우울함을 긍정의 에너지로 변화시켜 유쾌함과 생동감으로 바꾸는 일이 자기 얼굴을 멋지고 우아하고 아름답게 바꾸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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