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fe of leisure and abundance is a picnic)

올봄으로 기억한다. 고려대학교 대강당(大講堂)에서 강의 직전, 인간세상의 소설가이신 김홍신 작가(作家)와 인터뷰한 일이 있었는데 그분의 강의 핵심(核心)은 “한번뿐인 인생(人生) 소풍왔다 생각하고 잘 놀다 가자”였다.
우리의 인생은 긴 것 같아도 마냥 사는 것이 아님을 안다. 그러기에 너무 팍팍하고 인정없게는 살지 말아야 하겠다.
“신사는 ‘우산과 유머(Humor)’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우산은 비가 하도 자주 와서 꼭 가지고 다니라는 말이고, 유머는 인간관계(人間關係)를 부드럽게 하는 기름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유머 한 마디가 상황을 바꾸어 놓은 경우가 많이 있다. 미국 정치인들의 유머도 유명(有名)하다.
링컨이 상원(上元)의원 선거에 입후보했을 때 경쟁자였던 더글러스 후보가 합동 연설회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링컨은 자신(自身)이 경영하던 상점(商店)에서 팔아서는 안 될 술을 팔았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위법(違法)이며 이렇게 법을 어긴 사람이 상원의원이 된다면 이 나라의 법질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더글러스는 의기양양(意氣揚揚)해 했고, 청중들은 술렁거렸다.
그때 링컨이 연단에 올라가 여유있게 웃으며 태연하게 말했다. “존경(尊敬)하는 유권자 여러분, 조금 전 더글러스 후보가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 가게에서 그 술을 가장 많이 사서 마신 최고 우량 고객이 더글러스 후보라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상대편의 음해에 대해 링컨이 위트로 응수하자 좌중(座中)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어느 일요일 아침, 링컨은 백악관에서 자기의 구두를 닦고 있었다. 마침 방문한 친구가 깜짝 놀라며 물었습니다.
“아니, 미합중국의 대통령(大統領)이 손수 구두를 닦다니 이래도 되는 건가?” 그러자 링컨은 깜짝 놀라면서 대답했다. “아니, 그러면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거리에 나가 남의 구두를 닦아야 한단 말인가?”
레이건 대통령의 유머도 유명하다. 1981년 3월, 레이건이 저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을 때의 일이다. 간호사들이 지혈하기 위해 레이건의 몸을 만졌다. 레이건은 아픈 와중에도 간호원(看護員)들에게 이렇게 농담했다.
“우리 낸시(마누라)에게 허락을 받았나?” 또 응급실에 모인 보좌관(補佐官)들과 경호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레이건은 다음과 같이 말을 해서 응급실을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할리우드 배우 시절 때 내 인기가 이렇게 폭발적이었으면 배우를 그만두지 않았을 텐데” 얼마 후 부인(婦人) 낸시 여사가 응급실에 나타나자 이렇게 말했다. “여보, 미안하오. 총알이 날아왔을 때 영화에서처럼 납작 엎드리는 걸 깜빡 잊었어…” 이런 응급실 유머가 알려진 이후, 레이건 대통령의 지지율은 83%까지 치솟았을 정도이다.
부시 대통령의 유머도 빠지지 않는다. 수년 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모교인 예일대 졸업식(卒業式)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로 식장을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우등상과 최고상을 비롯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둔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C학점을 받은 학생(學生) 여러분들은 이제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이쯤 되면 유머가 얼마나 큰 위력(威力)을 발휘하는지 충분히 알만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품질 좋기로 소문난 이란의 양탄자에는 일부러 구석진 곳에 찾기 힘든 흠을 하나씩 남겨 놓는다고 한다. 그 흠을 “페르시아의 흠(Persian Flaw)”이라고 한다. 오랜 옛날부터 페르시아 장인들은 일부러 그런 흠을 남김으로써 신의 작품이 아닌 인간의 작품임을 천명하고 언제까지나 인간적 겸손함을 유지하려 했다고 한다.
유머는 ‘여유와 넉넉함’이 묻어나는 인간적(人間的)인 정서임에 틀림이 없다. 왜냐하면, 이 것이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여유와 넉넉함’이 만면의 웃음꽃이 넘치는 행복(幸福)한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소풍…? Picnic! “삶은 소풍(逍風)이다”라는 말이 있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또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자. 장자 사상의 중요한 특징(特徵)은 人生을 바쁘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장자(莊子)는 우리에게 人生에 있어서 ‘일’을 권하는 것이 아니라, 소풍(逍風)을 권한 사람이다. 우리는 ‘일’ 하러 세상(世上)에 온 것도 아니고, 성공(成功)하려고 세상에 온 것도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는 이 삶을 하늘로부터 선물(膳物) 받아 이렇게 지구에 와 있지 않은가!
이 ‘삶’이라는 여행(旅行)은 무슨 목적지(目的地)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것이다. 그러니, 독자여러분! 이 여행(旅行) 자체를 즐기시길 권유하고 싶다.
장자(莊子)가 말한 소요유(逍遼遊)란 바로 이런 의미이다. 인생이란 消風이다. 무슨 목적(目的)이 있어서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소풍(消風)을 보내면서 단지 열흘짜리 휴가증을 끊어 주신 건데, 하나님 사는 중심우주와 우리가 사는 외각 우주(宇宙)가 서로 흐르는 시간대가 달라 그것이 백 년이 된 것뿐이다.
“소(逍) 자는 소풍 간다는 뜻이고! 요(遼) 자는 멀리 간다는 뜻이며! 유(遊) 자는 노닌다는 뜻”이다. 즉 ‘소요유’는 멀리 소풍 가서 노는 이야기이다. 그러니 ‘소요유’를 제대로 하려면 내리 세 번을 쉬어야 한다는 것이다. 갈 때 쉬고! 올 때 쉬고! 중간에 틈나는 대로 쉬고! 우리 여생(餘生)의 종착역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 人生 짧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날들이다.
짐 진 자는 모두를 내려놓으시고, 동심(童心)으로 돌아가 소풍 온 듯 쉬엄쉬엄 희희낙락(喜喜樂樂) 후회(後悔) 없이 즐겁게 살아가자. 한 박자 쉬면 삶의 여유(餘裕)는 두 배가 된다고 했던가? 소풍(消風)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이 보배로운 길이 되고 보람 있었던 모두의 길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여유와 넉넉함의 신사와 숙녀는 ‘우산과 유머(Humor)’를 가지고 다녀보자. 아직도 부족한 작은 믿음이지만 그래도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말을 덧붙이고 싶다.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이라는 지혜의 왕이 있었는데, 그가 노년에 쓴 책이 전도서인데 한마디의 중요한 말을 남겼다. “하나님 없는 인생은 아무 것도 아니다(The life without God is nothing)”라고 한다. 남은 인생 여유(旅遊)있고 유머있게 웃는 모습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