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대전 평생학습교육원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방의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의 강연이 열렸다.
대전시 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가 주관하고 지방시대위원회와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의 후원을 통해 개최된 본 설명회에는 대전 각 자치구의회 의원들과 의회사무국 직원 100여명이 참석했다. 적지 않은 이들로 빼곡이 메워진 자리였음에도 의회 관계자들만 듣기에는 아까운 내용이었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집행부 공무원들과 일반 시민들도 함께 들었으면 더 좋았을 만큼 생생한 내용으로 채워진 강연이었다.
이날 이정현 부위원장은 앞으로 다가올 지방시대에는 중앙에서 지방으로 과감한 규모의 권한 이양이 시작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에 따른 현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지방정책 가이드 라인들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다. 지방소멸을 막기위해서 상상을 초월하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지방과 중앙정부 사이에 두텁게 형성되어 있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자치입법권·자치재정권 등의 폭넓은 권한 확대와 같은 정책의 자율성이 지방자치단체로 부여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말은 여러가지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정해진 기한은 없기에 그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나, 지자체가 지방정부로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지난날과는 다른 변화가 여러 위정자의 생각과 말을 통해 형태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변화의 물결에는 지방의회도 함께 동참하고 있다. 지자체의 성장 속도에 맞춰 그에 걸맞는 견제장치로 작동하기 위해서, 의회는 정책지원관 제도 도입 등을 통해 전문성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지방의회가 주민들로부터 충분히 평가받는 위상을 지닌 대의기관으로 성장해야만이 지방 분권이 더욱더 힘을 받아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의회가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자정하는 과정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계속해서 문제 제기가 되는 부분들에 대해서 공론의 장을 펼쳐 논의하고 숙고해 보아야 한다.
일례로 지난 2006년에 도입된 지방의회 정당공천제를 살펴보자. 중앙 정당의 공천 과정을 통해 자질을 갖춘 역량 있는 지역 정치인을 발굴하고 책임정치를 실현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좋았으나, 지역 현안과 무관한 중앙 정치의 정쟁이 지방의회에 영향을 미치며 불필요한 정치적 대립을 촉발하는 등 폐단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는 한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의 신뢰와 지지를 굳건히 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정당 공천제를 유지하면서도 지역 특색에 맞는 지방자치를 잘 가꾸어나가는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에서 배울점을 적극적으로 우리 정치에 도입하며 제도와 문화를 성숙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올해로 지방자치가 부활한지 32년이다. 짧은 역사이기에, 지금까지 모든 것이 서울과 중앙을 중심으로 돌아왔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가 앞으로도 많다면 많을 것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헌법에 새겨진 지방자치 정신을 되새기며 의회는 항상 되돌아보고 변하고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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