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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당 정치논리에 지방자치가 흔들려서는 안된다

중앙당 정치논리에 지방자치가 흔들려서는 안된다
권두언

지난 10월 6일 시청(市廳) 앞에서는 현직(現職)시장(市長)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추경안 처리를 위한 단식호소에 들어갔다. 취재 결과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최민호 세종시장의 최대 역점사업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둘러싼 세종시 집행부(執行部)와 세종시의회(市議會) 간의 대립각이 극에 달했다. 2026년 4월에 세종이 자랑하는 금강을 중심으로 국제도시 정원박람회(博覽會)를 계획했다. 그리고 올 12월에는 금강 보행교를 배경으로 한 “세종 빛축제”를 준비 중이었다. 이를 위해서 세종시는 국회(國會)와 정부(政府)를 설득해서 기재부의 국제행사 승인에 따른 국비 77억 원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反映)이 된 상태였다. 그런데 전혀 예상치 않은 세종시의회에서 행사 예산 14억5,200만 원 모두를 삭감(削減)해 박람회 자체를 무산시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본회의, 예결위를 설득했으나, 시의회 민주당 시의원들이 결사반대(決死反對)를 한 것이다.
나중에 취재해 보니 명분상으로는 실효성 부족, 절차상 문제점, 치적성 행사를 제시했지만, 2026년 6월에 실시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속셈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최시장은 단식호소에 들어가고 국민의 힘 의원 모두는 삭발을 하며 이에 맞섰다. 그러나 마지막 시한인 추경안 제출한지 47일 만인 10월 11일 예결특위(豫決特委) 전체회의를 정회 반복한 본회의(本會議)에서마저도 완전히 무산(霧散)된 것이다. 이를 보는 시민들은 시의회의 폭거라며 시의회 앞에서 데모와 농성으로 엄중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세종시와 시의회, 그리고 시민들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러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언론(言論)에서는 이를 두고 대부분의 의견이 국회의원(國會議員)이 갖고 있는 지역 시의원 공천(公薦)권 때문이라는 것이다. 2026년 6월에 치르는 지방선거에서 우위(優位)를 점하고자 하는 정치적인 간섭으로 보고 있다. 단식호소 후 시청브리핑에서도 최시장은 오래전에 이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공무원 시절 이것을 삭제하지 않으면 문제가 된다고 지적을 했는데 그 당시 국회의원의 시의원 공천권을 삭제를 못했다.
결국, 자신의 시장 직무 앞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다며 이제라도 잘못된 제도는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각해 보면 중앙(中央)의 정치적(政治的) 논리(論理)가 지역의 현안을 다루는 지방자치가 중앙에 휘둘리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생기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반드시 지방의 시,군,구 의원의 공천권을 없애야 한다. 이번 권두언을 쓰면서 36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행정전문지 “월간(月刊) 지방자치(地方自治)”에 강력히 주장하는 바이다. 이러한 사례는 전국 곳곳에서 드러났다. 경남지역에서도 2010년 7월 6대 기초의회가 처음으로 개원하여 의장단을 구성할 때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한라당과 비한라당의원 간에 조율이 어려워 임시회기를 연장하는 등 시작부터 파행(跛行)이었다.
이것도 배후에서 국회의원이 기초의회 운영까지 관여하기 때문이었다. 나쁜 사례는 행정통합이 이루어진 창원의 경우 시의회 원구성을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 4명이 모여 의장은 마산시, 부의장은 진해시, 상임위원장 6명 중 4명은 창원시, 2명은 마산시가 하기로 합의(合議)했다“ 그런데, 이 합의를 무시했던 것이다. 그 정당에서는 시의회 의장단 선거에서의 단일후보 출마당론을 무시하고 출마하였기 때문에 ‘해당행위’를 이유로 제명(除名)했다.
나쁜 사례는 원구성만이 아니고 마산, 창원, 진해 행정통합을 시의회가 결정할 때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관여했다. 투표하기 하루 전날 마무리 차원에서 시의원 개개인에게 전화를 했다. 그리고 반대표가 없애기 위해서 투표는 기립(起立)방식으로 진행됐다. 누가 찬성하는지, 누가 반대하는지를 대번에 알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공천권을 쥐고 있는 사람의 생각과 반대되는 투표를 할 수 없었다. 어느 지역에서는 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예비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부인에게 뇌물(賂物)을 갖다주는 사건도 발생(發生)하였다. 공천권이 얼마나 막강한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정당 공천제에 관한 토론(討論)회(會)에서 어느 분은 지금 시점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라면’에 해당하고 문제가 있어도 조금 더 시행하는 것이 맛있는 ‘곰탕’이라고 주장하였다. 실제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는 탁상공론(卓上空論)이다. 또 다른 발표자는 기초의회의 일당독점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당 공천제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였는데 심각한 두 가지 문제를 연관시킴으로써 마치 정당 공천제가 싹쓸이를 해결해 줄 것 같은 오해(誤解)를 갖게 하였다.
여성의원에 관한 부분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지만 이제 더이상은 현재와 같은 정당 공천제를 존속(存續)시켜서는 안 된다. 정당 공천제 폐지는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이 나서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겸손한 마음으로 자신이 갖고있는 공천권을 반납(返納)하는 용기 있는 국회의원(國會議員)을 만나고 싶다.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의사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먼저 그들의 그 신분은 국민이 부여한 것이라는 점이다, 국회의원은 당연히 국민(國民)이 뽑은 것이고 의사라는 면허도 국민이 정부를 시켜 제공한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이들의 공통점(共通點)이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것이냐”면서 분개해도 그들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는 사명감(使命感)보다는 특권을 누리기 위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과 많다는 뜻이다. 이것도 국회의원들과 의사들이 서로 비슷한 대목이다. 국민에게 사실상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도 국민을 위해 고민(苦悶)하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반복적(反復的)으로 주장하는 것도 닮은 점이다.
자신들이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라고 생각하는 것도 유사한 점이다. 잘 살펴보면 그들보다 우수(優秀)한 인재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포진해 있는데도 그걸 인정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행동해야 한다. 한국에서 나이 좀 들어 국회의원을 하려는 사람들은 지금까지의 삶에서 뭔가를 이뤘으니 이제는 마지막으로 정치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국회에 들어와서는 선명한 대립과 상대방 공격에 특화되는 경우가 많다.
당(黨)은 자기들 노선에 일관되게 충성(忠誠)하는 이런 사람들을 공천하고 있으니 국회에서는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이런 국회가 자체 개혁을 하는 불가능한 일이다. 국회의원 특권을 없애기 위해서는 범국민적 시민(市民)운동(運動)이 일어나야 한다. 이를 토대로 만들어지는 국민협의체에서 국회의원 특권을 포함한 정치개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에서 국회의원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모두는 아니겠지만, 나도 한번 권력이라는 걸 경험해보자는 사람들이다. 평생(平生) 국가지도자를 연구한 알렉산더 조지 교수는 이들을 “보상적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인”이라고 했다. 즉, 애정결핍, 성취욕, 누구의 관심을 끌어보고 싶은 욕망, 보상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정치인들이다.
특권도 그런 보상들 가운데 하나다.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기에 그 특권이 당연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보상에 더 큰 관심이 있기 때문에 정치적 입문 동기와 그 활동이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 조지 교수의 설명이다. 국회의원들이 지방의원 후보자들에 대해 사실상 공천권을 행사하면서 후보당 2~3억 원을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스웨덴 국회의원들은 지방의원에 대한 공천권 행사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스웨덴 지방의원은 무급이어서 뇌물을 지방의원을 하려는 사람이 없다. 한국의 거대 정당은 매년 수백억 원의 선거보조금과 경상보조금을 국가로부터 받는데, 구체적 사용 내용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선관위나 국회 사무처 등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은 선거보조금으로 선거 때 수백억 원을 받고, 선거를 마친 다음 또 지출명세를 제출해 대부분의 선거비용(選擧費用)을 보전받는다. 이는 이중 지급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선관위가 몇 차례 관련 법률 개정(改正)을 요청했지만, 매번 무시를 당했다. 월간 ‘지방자치’를 통해 국회의원의 특권(特權) 내려놓기 이야기가 계속 나오다 보면 정당공천권이 해결되는 날이 고대한다.
현재 세종시에서 벌어진 행사축제 전액삭감(全額削減)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보면서 이제는 더 이상 특정(特定) 정당의 정치 논리가 지역주민이 원하고 지방자치 수장으로서 꼭 해야 할 계획이 수포(水泡)로 돌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즉, 당심(黨心)이 민심(民心)을 이겨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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