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엘다바에 기자재 공급·터빈건물 시공 계약
아프리카 원전 시장에 첫 진입… 원전 수주 ‘청신호’
한국수력원자력이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대규모 원전 사업 수주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수주 성과이기도 하다.
또 중동에 이어 아프리카 원전 시장에 처음 진입한 것으로 현재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체코·폴란드 등이 발주하는 대규모 사업의 수주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8월 25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원전건설 담당 자회사인 ASE JSC사(社)와 엘다바 원전에 기자재를공급하고 터빈 건물을 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은 ASE JSC사가 2017년 이집트 원자력청(NPPA)에서 수주해 1200MW(메가와트)급 원전 4기(VVER-1200)를 카이로 북서쪽 300km 지점의 엘다바에 건설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300억 달러(40조 원)으로, 지난 7월 1호기 원자로 건물 콘크리트 타설에 들어갔으며 오는 2028년 1호기의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계약으로 원전 4기와 관련된 80여 개 건물과 구조물을 건설하고 기자재를 공급한다. 사업 기간은 내년 8월 시작해오는 2029년까지다.
한국 기업이 대규모 원전 사업 수주에 성공한 것은 2009년 한국전력이 수주한 한국 최초의 해외 원전 사업인 UAE 바라카 원전 이후 처음이다.
한수원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2월 ASE JSC로부터 단독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후 협상을 벌여 이번 계약을 체결했다.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등의 변수도 발생했으나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 등과 이집트의 발주 관련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고 수시 합동 점검도 펼쳐 수주에 성공했다. 또 처음으로 아프리카 국가의 원전 시장에 진입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아프리카에서도 한국의 원전 기술이 높은 평가를 받은 셈이다.
한수원의 이번 건설 사업에는 국내 원전 건설 및 기자재 공급사들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대규모 원전 일감도 공급될 예정이다.
한수원은 9월 중 국내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공급 품목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입찰 일정 등 주요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정부에서 (원전 일감을) 조기발주하며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수출은 원전업계의 생태계 복원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100여개 기자재 업체가 수혜 대상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한수원은 이집트 원전 건설사업 수주를 계기로 체코·폴란드 등의 원전 수주에도 총력을 기울길 계획이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엘다바 원전 사업 수주는 UAE 원전 사업에서 보여준 한국의 우수한 건설역량과 사업관리 능력을 입증받은 결과”라며 “성공적인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이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해외원전 수주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도 “체코와 폴란드 등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원전 협력을 타진하고 있는 국가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원전 수출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성장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강력히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해외 원전 수주 지원을 위해 지난 8월 18일 출범시킨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방위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추진위에는 정부 부처와 유관기관, 민간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중동 이어 아프리카 시장에도 진출
정부가 13년 만에 대규모 해외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부터 약속한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달성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의 원전건설 담당 자회사인 ASEJSC사(社)와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건설 프로젝트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산업부는 이번 이집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 수주가 윤석열 정부의 첫 원전 수출 성과인 동시에 향후 체코, 폴란드 원전 수주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대규모 원전 사업 수주가 2009년 아랍 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3년 만이자 중동에 이어 아프리카 원전 시장 첫 진출이라는데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엘다바 프로젝트 수주는 윤석열 정부의 강력한 원전 수출 정책과 연계된 첫 가시적인 성과”라며 “탈원전 폐기를 공식화하고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원전 정책의 변화와 강력한 수출 추진 의지가 계약 성사에 기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체코, 폴란드 등 우리 원전의 우수성을 높이 평가하고 원전 협력을 타진하는 국가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결집해 원전 수출이 새로운 국부를 창출하고 성장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강력히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몇 년간 ‘일감 절벽’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원전 기자재·시공업체에 일감을 공급하며 원전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수원과 국내 기자재 업체가 함께 이집트에 진출함으로써 신한울 3·4호기 등 국내 원전 건설 착수·발주가 본격화되기 전에 일감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무엇보다 주요 원전 수출국으로 꼽히는 체코, 폴란드 등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번 수주 실적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역내 중심국인 이집트가 최초로 시행하는 원전 사업에 참여하게 된 만큼 우리 기업들에 아프리카 원전 시장 진출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부는 또 100여 개 이상의 기자재 업체로 구성된 탄탄한 원전 산업 공급망과 전 세계 최저 수준의 건설 단가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원전 기술이 전 세계 발주처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원전 건설 단가는 ㎾(킬로와트)당 3571달러 수준으로 중국(4174달러), 미국(5833달러), 러시아(6250달러), 프랑스(7931달러) 등에 비해 낮은 편이다.
산업부는 이번 이집트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주계약자가 러시아 국영 원자력에너지사인 로사톰의 자회사 ‘ASE’인 만큼 러시아에 대한 국제제재와 미국의 입장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약 체결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원전 수주가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수출형 원전 모델인 APR1400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2차 건설사업(원전 부속건물 건설사업) 일부를 맡는 데 그친 점은 아쉽다고 보면서도 원전 생태계 부흥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했다.
정 범 진 경 희 대 원 자 력 공 학 과 교 수 는“APR1400을 수출한 것이었다면 원전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2차 건설사업 수주이기 때문에 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돈줄이 마른 원전 산업에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전 ‘르네상스’ 대비해야”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로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이 신규 원전 건설과 기존 원전 연장 가동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해외 원전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청정 전력에 원전을 포함시키며 상업 원전을 지원하기로 했고, 영국은 2050년까지 원전 8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독일은 오는 12월 폐쇄 예정인 원전 3기의 가동 연장을 검토 중이며, 프랑스는 2035년까지 원전 6기의 건설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은 원전을 탄소 감축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인정하면서 지난달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 원전을 포함시킨 바 있다.
특히 천연가스 등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원전이 에너지 안보의 핵심 산업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신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늘렸지만 러시아가 유럽행(行)가스 공급 중단을 예고한 데 이어 호주도 천연가스 수출 제한을 검토하면서 오히려 에너지 위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앞으로 다가올 원전 ‘르네상스’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범진 교수는 “신규 원전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원전 르네상스를 맞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대규모 수출 시장이 열릴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2030년 원전 수출 10기 목표 달성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주한규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도 “세계 원전 시장이 확대되는 중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은 국가에 대한 수출도 가능하다”며 “앞으로 탄소세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원전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