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10년 전보다 3.3년↑… OECD 평균은 80.5세
흡연 음주 줄고 과체중 비만 늘어… 연간 19일 입원
임상의사수 거의 꼴등 수준… 자살사망률 1위 ‘오명’

한국 국민의 기대 수명은 83.5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년 더 길어 회원국 중 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인당 외래 진료 횟수는 연간 14.7회로OECD 국가 중 가장 높지만, 보건의료 인력은 평균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8월초 발표된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2’을 토대로 우리나라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8월 26일 공표했다.
흡연·음주는 줄고 비만은 늘고
통계에 따르면 한국 기대수명은 83.5년으로 OECD 국가 평균인 80.5년보다 3년 길고, 기대 수명이 가장 긴 일본(84.7%)과는 1.2년의 차이를 보였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3.3년 증가한 수준이다. 기대수명은 해당연도에 태어난 사람이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뜻한다.
전체 사망자 가운데 조기 검진과 적절한 치료등으로 죽음을 예방하거나 피할 수 있었던 사람의 비율인 ‘회피가능사망률’은 비교 가능한 최신 자료인 2019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147.0명으로 OECD 평균인 215.2명보다 낮았다.
국내 인구 1 0 만 명당 회피가능사망률은 2009년 237.0명, 2014년 185.0명, 2019년 147.0명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5% 감소하는 긍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살 사망률은 2019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25.4명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2009년 35.3명에서 10년 새 약 10명이 감소하는 추세이지만, OECD 평균(11.1명)의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다.
영아 사망률은 2020년 출생아 1000명당 2.5명으로 평균(4.1명)보다 1.6명 낮았다.
건강 위험 요인인 흡연율과 주류 소비량은 10년간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과체중·비만 인구는 늘었다. 2020년 국내 15세 이상 인구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비율은 15.9%로 OECD 평균(16.0%)과 비슷했다. 흡연율은 2010년 22.9%에서 2015년 17.3%, 2020년 15.9%로 줄어왔다. 주류 소비량은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연간 7.9L로, 평균(8.4L)에 미치지 수준을 보이며 최근 10년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면, 15세 이상 인구 중 과체중·비만 비율은 2010년 30.2%, 2015년 33.4%, 2020년37.8%로 증가했다.
과체중·비만 인구는 미국, 멕시코, 영국 등이 6∼70%대로 OECD 평균은 58.7%다. 한국은 일본(27.2%)에 이어 두번째로 양호한 수준이다.
“병원 제일 많이 가는 한국인”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4.7회였다. OECD 국가 중 가장 많고, OECD 평균(5.9회)의 2.5배 높은 수준이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19.1일로 평균(8.3일)보다 열흘 이상 길고, 회원국 중에서는 일본(28.3일) 다음이었다.
최근 10년간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수는 연평균 1.9% 증가했으나, 급성기 치료 환자의 재원일수는 연평균 2.5% 감소해 7.8일이었다. MRI 이용량은 인구 1000명당 71.7건으로 평균(74.2건)보다 적었고, CT는 250.0건으로 평균(147.1건)보다 많았다. CT와 MRI 이용률은 각각 연평균 8.3%, 14.6%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보건의료 부문 서비스·재화에 대한 국민 전체의 1년간 지출 총액인 경상의료비는 202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8.4%로 평균(9.7%)에 비해 낮았다.
1인당 경상 의료비는 구매력평가환율(PPP)기준 3천582달러로 10년간 연평균 6.9%씩 증가했다. 가계가 부담하는 의료비(가계직접부담) 비중은 2010년 34.0%, 2015년 33.7%, 2020년 37.8%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국민 1인당 의약품 판매액은 760.9달러로 평균(547.2달러)보다 높았다.
2020년 국내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5명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2.4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평균(3.7)보다는 1.3명 적다. 의학계열 졸업자 역시 인구 10만 명당 7.2명으로 일본과 이스라엘(각 6.9명) 다음으로 적었다.
전문의 중 봉직의 임금 소득은 연간 19만 5463 US달러, 개원의는 연간 30만 3000달러로 봉직의·개원의 모두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간호 인력은 인구 1000명당 8.4명으로 평균(9.7명)보다 1.3명적었다. 특히 간호사는 4.4명으로 평균(8.0명)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간호대학 졸업자는 인구 10만 명당 42.4명으로 평균(31.4명)보다 많았다. 간호사의 임금 소득은 연간 5만 2766 달러로 OECD 평균(5만 977달러)에 비해 다소 높았다.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7개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 평균(4.3개)의 약 2.9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의료 장비는 자기공명영상(MRI)가 인구 100만 명당 34.2대, 컴퓨터단층촬영(CT)은 40.6대로 OECD 평균(29.1대)보다 많았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장기요양 수급자 비율은 재가 7.4%, 시설 2.6%로 평균(재가 10.4%, 시설 3.6%)보다 낮았다.
급속한 고령화로 장기요양 수급자가 늘면서 GDP에서 장기요양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0.5%에서 2020년 1.2%로 증가했다.
장기요양 돌봄종사자 수는 65세 이상 인구 100명당 4.5명으로 평균(6.0명)보다 1.5명 적었다. 65세 인구 1천명당 요양병원 병상과 장기요양 침상 수의 합은 58.9개로 집계됐다.
OECD 보건통계는 각국의 보건의료 수준을 평가해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되며, 매년 경제·사회 환경 변화에 따라 통계 항목도 달라진다.
건강 수명 늘리려면 소금·단백질 등 적절히 먹어야
기대 수명은 꾸준히 늘고 있으나 건강 수명증가 폭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으니, 기대 수명과 건강 수명의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보인다. 이런 이유로 자칫하면 장수가 ‘축복’이 아닌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 수명을 늘리기 위해 실천해야 하는 다섯 가지는 잘 알려져 있다. 바로 금연, 절주,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건강한 식단 등이다. 이 건강 수칙을 권고하면, “나는 이미 실천하고 있는데요”라고 답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담배를 피우지 않고, 과음하지 않으며,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단으로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미국 조사를 보면 다섯 가지를 다 실천하는 사람은 8%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도 큰 차이가 없을것으로 추정된다.

그렇게 보는 데는 이유가 있다. 건강한 식단의 효과적 실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식품이나 보양-보신 음식을 먹는 것’을 건강한 식단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환자 진료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건강 수명을 늘리려면 ‘건강한 식단’을 실효성 있게 실천해야 한다.
첫째, 소금 섭취 줄이기다. 한국인은 나트륨 섭취 권고 기준보다 2배 이상 섭취하고 있다. 이처럼 과잉 섭취한 나트륨은 몸속에서 고혈압,동맥경화, 심ㆍ뇌혈관 질환, 만성콩팥병 등을 일으킨다. 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막상 실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외식 빈도가 높거나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사람은 대부분 나트륨 섭취량이 과도하다.
둘째, 단백질 섭취량 조절이다. 2020년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19세 이상 한국 남성의 단백질 섭취량은 하루 88.1g으로 권고량의 145%이다. 여성도 59.9g으로 권고량을 18% 초과하고 있다. 단백질이 건강에 필수영양소인 것은 맞지만 외식ㆍ회식 등에서 고기(육식)를 배불리 먹는 식습관은 고쳐야 한다.
최근에는 단백질 음료도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고강도 근육 운동하는 사람들이 먹는 단백질 제품이 대중화된 것이다. 이미 단백질 섭취량이 많은 상태에서 습관적으로 단백질 음료를 마시는 것은 근육 형성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몸 안에서 이를 처리하는 간ㆍ콩팥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셋째, 건강식품 줄이기다. 앞의 국민건강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식이보충제 경험률은 61.7%이다. 10명 중 6명이 ‘보조 식품’을 먹어본 적이 있다는 것이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물어보면 건강 기능 식품을 하루 1~2종을 먹지않는 사람은 거의 없고, 5~10가지를 먹는 사람도 흔하다. 심지어 매일 10~20종을 먹는다는
사람도 있다. 이는 건강을 보장하기는커녕 건강에 부담으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건강 수명을늘리려면 뭘 더 먹기보다 과잉 섭취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