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방식 의심하고, 고정관념 벗어나야”
인공지능(AI)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AI를 단순한 자동화 수단이 아닌 ‘새 판을 짜는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정책 연구소가 최근 펴낸 ‘자동화를 넘는 인공지능의 활용 전략’ 보고서는 현재 사회에서 인공지능 확산이 4∼5년 전 예상보다 주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사 매켄지는 2018년 AI가 2030년까지 세계 국내총생산(GDP) 중 13조 달러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2020년에는 “지난 1년간 AI를 새로 도입한 기업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체기에 도달했다”며 사뭇 다른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AI 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탓은 아니라고 한다. 보고서는 확산을 저해한 요인으로 지난해AI 챗봇 ‘이루다’로 불거진 윤리 문제나 업무 현장 도입 시 학습 부족 등으로 적용이 어려운 문제 등을 지적했다.


그러나 AI를 단순히 ‘자동화를 위한 도구’로 활용한 데 그친 것 역시 AI의 발목을 잡았다고보고서는 강조했다. 사람을 대신해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만 집중하며, 혁신보다 비용 절감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행태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
보고서는 AI를 자동화를 넘은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하는 도구’ 혹은 환경 변화와 고객의 요구를 학습하는 도구로 활용한 두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과 쿠팡이 물류창고에서 사용하는 ‘랜덤 스토’(randomstow·무작위 배치)다. 이는 같은 종류의 상품별로 정해진 공간에 배치하던 기존의 물류 시스템에서 벗어나 AI를 활용해 한정된 공간을 최대로 활용하는 상품 적재 체계다.
AI가 예측·계산한 각 상품의 입출고 시점과 인력 동선 등을 고려해 배치 공간을 정하는 것으로, AI를 활용해 기존 방식을 개선한 것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설계하며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른 사례는 미국의 의류 스타트업 ‘스티치 픽스’다. 2011년 설립돼 2017년 기업공개(IPO)를한 이 회사는 AI를 통해 학습한 고객의 선호 스타일을 바탕으로 개인화된 옷과 액세서리 등을 정기적으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한다.
과거 유명 브랜드가 아닌 의류 기업과 개인은 패션쇼에서 제시된 유행을 따라가는 수동적인 생산자와 소비자였는데, 스티치 픽스는 AI를 고객 선호도를 학습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패션 산업의 구조를 변화시키는 도구로 활용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2016년 바둑 AI 기사 알파고가 이세돌 9단 승리한 뒤 바둑계에서 기존 바둑 이론에서 벗어난 새로운 전략이 등장한 점도 언급했다.
초반부터 좌표 3-3(삼삼)에 과감히 침입하는 일명 ‘묻지 마 3-3’ 전략으로, 이는 기존에 거의 사용되지 않았으나 이제는 프로기사들이 즐겨쓰는 ‘바둑의 정석’처럼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이를 벤치마킹해 각 산업의 ‘AI 3-3 전략을 찾을 시점’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자동화를 넘어서, AI를 도구로 기존 방식을 의심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을 재설계하고, 이를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거나 새로운 학습 방법을 터득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강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산업 경쟁력과 디지털 전환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임은 자명하다”면서 “우리의 정책과 기업의 전략에도 연구개발과 상용화를 넘어서는 3-3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무기 된 시대
인공지능(AI) 기술이 국가안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우리나라가 대응해 필수적인 AI 기술을 중점 육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최근 펴낸 ‘국가안보를 위한 인공지능과 3대 전략 기술’ 보고서는 우
리 정부가 보호·육성해야 할 AI 기술로 ▲지능형 반도체 ▲자율무기 ▲생성적 적대 신경망
(GAN)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AI 주요 기술에는 컴퓨터 비전, 언어·음성인식 등 다양한 분야가 있으나, 이들 기술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하거나 적어도 철저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 선 지 능 형 반 도 체 ( N e u r o m o r p h i cchip·PIM)는 계산을 처리하는 수준이던 기존의 시스템 반도체를 넘어 인간의 뇌를 구현한 반도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반도체를 탑재한 시스템은 인간 수준을 뛰어넘는 인지능력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앙 AI 통제 시스템인 클라우드와 나눠정보를 처리하거나, 클라우드와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독자적인 지능을 통한 신속한 정보처리와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능형 반도체가 향후 무인기(드론)와 자율주행차량 등 실시간 트래픽 관리가 중요한 군사 영역의 엣지 디바이스(장치)에 필수 부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능형 반도체 설계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면 향후 심각한 기술 의존이 우려된다”며 “현재의 반도체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선도 설계기술 확보 전략을 고안하고 다양한 시작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중점 기술로 지목된 자율무기는 인간의 조종 없이도 스스로 적을 타격할 수 있는 드론과 ‘킬러 로봇’(살상용 로봇), AI가 적용된 탄도미사일·고고도방어체계 등을 말한다.
보고서는 “자율무기 시스템은 오폭과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며 사람 위주의 병력을 감소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유사시 전쟁 승패를 가를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기능적·윤리적 측면에서 논란이 일고는 있지만, 미국과 중국·러시아 등 군사 강국들은 자율무기를 이미 실전에 활용하고 있거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진행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드론 폭격이 있었고, 미군은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 아프간 지부(IS-K)를 겨냥해 드론 공습을 했다.
보고서는 “자율무기 시스템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어 있다”며 “우리는 없으나 적대적 상대가 가지고 있는 경우 크나큰 위협이 돼 국가생존 및 체제 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생성적 적대 신경망(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은 가짜를 생성하는 딥러닝 네트워크와 이를 감별하는 딥러닝 네트워크가 서로 경쟁하면서 학습하는 차세대 딥러닝 AI알고리즘이다.
도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반도체를
탑재한 시스템은 인간 수준을 뛰어넘는 인지능력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앙 AI 통제 시스템인 클라우드와 나눠 정보를
처리하거나, 클라우드와 연결이 끊어진 상태에서도
독자적인 지능을 통한 신속한 정보처리와 대응이
가능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본래 실제와 거짓 이미지·영상을 정밀하게 구별하기 위한 기술로 개발돼 손상된 영상을 복원하거나 정교한 편집 등의 기능에 쓰인다는 것 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 기술이 딥페이크(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 등으로 악용돼 사회·국가적 혼란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보고서는 “최근 GAN을 활용한 모델은 실제사람과 피부·머리카락까지 비슷한 이미지를 생성해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 미국·영국 공동연구진은 사람들이 실제 얼굴과 AI가 합성한 이미지를 잘 구별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짜 이미지를 더 신뢰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 기술에 대해 “사기 등 범죄에 악용 시 국가의 안정적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악용을 감지하고 구별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함께 악용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안성원 선임연구원은 “기술자주권 확보를 목표로 선진 AI 기술을 도입하되, 국산 시스템과의 융합과 분석도 병행해 국산-외산 기술간 호환성을 보장하는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