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우주강국 G7 진입 쾌거”… 외신들 “한국 발사체 운용능력 확인”
과학·산업계 “능력 갖춘 것과 활용하는 것 달라… 구체적 산업화 전략 짜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5일 3차 발사에서 목표한 고도 550㎞에 도달, 주탑재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비롯해 탑재 위성 8기 분리에 성공했다. 이날 누리호는 오후 6시 2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예정대로 발사됐다.
발사 125초(2분 5초)뒤 1단을 분리하고 2분여 뒤 2단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누리호는 이후로도 정상비행을 이어갔으며 오후 6시 37분께 목표 고도인 550㎞에 도달했다.
누리호는 먼저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분리에 성공했으며 이후 20초 간격으로 져스택,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의 큐브위성들을 분리했고,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4기도 분리하는 데 모두 성공했다.
위성분리가 모두 끝난 시간은 발사 923초(15분23초)가 지난 오후 6시39분께였다.
과학기술 정보통신부는 오후 6시42분 누리호의 비행이 종료했다고 밝혔다.

목표고도서 위성 8기 모두 분리 성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3차 발사에서 처음으로 실용위성을 계획된 궤도에 안착시키면서 우리나라도 자체 발사체에 자체 개발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는 7대 우주 강국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자체 발사체에 자체 실용위성을 쏘아 올린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 중국, 인도 등 6개국뿐이었는데, 이 명단에 대한민국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같은 성과를 ‘우주강국 G7(주요 7개국)’에 오른 것이라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발사일인 5월 25일 밤 입장문을 통해 “우리나라가 우주 강국 G7(주요 7개국)에 들어갔음을 선언하는 쾌거”라며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의 우주과학기술과 첨단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당시에도 이미 ‘우주 G7’ 이야기가 거론됐지만, 지난 발사는 위성 모사체를 올려 1t급 실용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증명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실제 사용하는 실용위성을 우주 궤도에 쏘아 올린 것이다. 이번 발사가 실제 위성 산업을 주도하는 우주 대국의 반열에 오르는 첫발을 뗀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자체 발사체 개발 이후 세 차례 발사만에 자체 개발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한 부분과 세 차례 발사 중 두 차례를 연속 성공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세계 주요 외신들도 이번 발사를 통해 한국이 중요한 우주 강국으로 올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은 지난해 시험 위성을 실은 누리호를 발사하며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에 이어 1t(톤)급 이상의 위성을 실을 수 있는 우주 발사체를 개발한 7번째 국가가 됐다”고 꼽았다.
EFE 통신도 “이번 발사는 위성을 탑재하고 목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한국의 우주 발사체 운용 능력을 확인시켜 줬다”고 평가했다.
과학계와 산업계는 우리가 7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기술은 증명했지만, 앞선 우주 대국들은 이미 우주 상업화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며 구체적인 산업화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건국대 이창진 교수는 “7대 우주 강국으로 가는 능력을 갖췄지만, 능력을 갖추는 것과 활용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며 “너무 비싸거나 다른 제한조건이 있다면 그걸 잘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줘야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술적 관점에서는 개발 증명이 된 건데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가격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시장 안착을 위해 정부가 어느 정도 수요를 창출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발사 수요가 나오면 누리호를 쓰게 하거나 보조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 우주 강국이라 하지만 앞선 국가들과 격차 매우 크고 그걸 어떻게 뛰어넘으며 글로벌 경쟁력 가질지가 중요하다”며 “다소 파괴적 기술 개발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고 현재 우리나라 가진 인력이나 산업 측면에서 똘똘 뭉쳐야만 세계적으로도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찰나에 우주로” 발사 성공에 열광의 도가니
“역사에 기록될 이 순간, 이곳에 있다는 게 감격스럽네요.”
5월 25일 오후 6시 24분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발사되자 전남 고흥군 우주발사전망대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카운트다운에 맞춰 나로우주센터가 희뿌연 연기로 뒤덮였고, 그 연기 사이로 누리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수백명의 관람객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은 우주를 향해 치솟은 누리호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가 하면 그런 누리호가 새빨간 불꽃에서 자그마한 점으로 변할 때까지 하늘을 지켜봤다.
전망대 곳곳에서는 누리호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1분여간 발사 성공을 기원하는 ‘누리호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이라는 구호와 휘파람 소리가 터져 나왔다. 들뜬 관람객들은 서로를 얼싸안았고, 땀이 밴 손으로 태극기를 쥐고선 연신 펄럭였다.
고흥군 남열마을 주민 최정아(67)씨는 “감격 그 자체다”며 “찰나에 사라져 아쉽긴 하지만 이 순간은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울먹였다.
홍여임(72)씨도 “연기가 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가슴이 두근두근한다”며 “이런 역사적인 순간에 이곳에서 두 눈으로 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윽고 대형 중계 화면을 통해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들이 무사히 분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대는 또 한 번 환호 소리로 가득 찼다.
관람객들은 1, 2단 분리 성공과 더불어 누리호가 정상 궤도로 진입했다는 보도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광주에서 온 박진우(36)씨는 “우리나라도 이제 강대국 반열에 올라섰다”며 “6, 7차까지 누리호 발사가 예정돼 있는데, ‘성공길’만 걷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일부 관람객은 누리호가 아득히 사라지자 연기로나마 남은 누리호의 궤적을 손으로 따라 그리기도 했다.

4·5·6차 발사도 예정… 한국형 ‘스페이스X’ 만든다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3차 발사가 성공으로 끝나면서 앞으로 예정된 4차∼6차 발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누리호 3차 발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27년까지 진행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일부다. 이 사업은 이번 3차 발사를 포함해 총 6차까지로 구성돼있다.
2021년 10월 1차 발사와 지난해 6월 2차 발사는 시험 발사로, 실제 위성과 같은 무게와 형상을 가진 위성 모사체를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반면 본격적인 실용 발사인 이번 3차 발사부터는 실제 가동하는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와 큐브위성 7기를 550㎞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하면서 자력 우주개발 능력을 입증했다.
남은 4∼6차 발사의 목표는 누리호의 발사 신뢰성을 확보하고, 확보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미국의 ‘스페이스X’와 같은 자체적인 우주 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이다.
2025년으로 예정된 누리호 4차 발사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를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다.
2026년 5차 발사에서는 초소형위성 2호∼6호를, 마지막 발사인 2027년 6차 발사에서는 초소형위성 7호∼11호를 탑재한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에 ‘체계종합기업’으로 참가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이번 3차 발사에서 발사체 제작을 총괄했고, 발사 지휘·관제·점검 등 핵심 절차에 참여했다.
과기부와 항우연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의 기술 습득 진척 상황을 고려, 4차 발사부터는 참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6차부터는 발사 책임자와 발사 운용 책임자 등 일부 콘솔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박기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