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해안의 작은 외딴 섬이 매년 100만 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다.
거제도 앞 새끼섬 외도(外島)! 한 때는 거의 불모지였던 그 섬엔 인간의 뜨거운 손이 일궈낸 감동의 드라마가 숨어 있다.
외도는 거제도에 인접해 있는 60여 개 섬 중의 하나로 거제도 본섬과 4km정도 떨어져 있다. 외도는 전 면적이 4만 3861평으로 멀리서 보기에는 하나의 섬 같지만, 동도와 서도로 나누어져 있다. 서도에 약 만여 평 가량의 식물원과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있으며, 동도는 현재 자연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필자가 외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2006년 8월에 아내와 함께 다녀온 후 무려 15년 만이다.

외도를 현재와 같은 꿈의 정원으로 일궈낸 주인공은 (고)이창호 씨와 최호숙 부부이다. 1969년, 낚시를 좋아했던 (고)이창호 씨는 이 섬에 낚시하러 갔다가 태풍을 만나 하룻밤을 머문 것이 이 섬과의 첫 인연이 되었다.
조선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지는 외도는 해발 80m 높이의 절벽으로 둘러싸인 척박한 섬이었다. (고)이창호 씨는 1934년 평안남도 순천 출생으로 1.4후퇴 때 맨손으로 월남하였다. 그는 외도의 지형이 마음에 들어, 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며 이 섬을 제2의 고향으로 만들 결심을 했다고 한다. 작은 선착장을 만드는 데도 6번의 실패와 좌절, 해마다 태풍과의 싸움에서 절망과 두려움에 떨어야 했지만 이를 이겨내고 결국은 현재와 같은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과거 밀감농장 조성을 위해 심은 밀감 3천 그루와 방풍림 3천 그루는 한파로 실패했지만, 그 때의 빈 울타리가 남아 현재의 ‘천국의 계단’이 되었고, 돼지 80마리를 키우던 운동장은 ‘비너스 가든’으로, 고구마밭은 ‘선인장 동산’으로 변모하여 아름다운 태피스트리(Tapestry)를 이루었다. 외도 개척자 중 한분인 최호숙 회장은 “외도 보타니아는 나 자신과도 다름없다.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마다 내 숨결과 바람이 녹아 있다. 고구마밭이며 돼지우리로 가득했던 이곳 남쪽 바다 외로운 섬 외도를 나와 남편은 50년을 들여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과 나무의 섬으로 바꿔놓았다”고 회상한다.
이 섬에는 현재 희귀 아열대 식물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1000여 종이 넘는 식물이 자라고 있다. ‘개발은 곧 자연파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연에 순응하면서 만든 아름다운 지상낙원, 외도 보타니아가 된 것이다.
외도 가는 유람선은 구조라, 장승포, 지세포, 와현, 도장포, 해금강, 다대선착장 등 총 7군데나 있다. 각 코스는 대부분 해금강을 경유하여 외도로 들어간다. 필자의 경우에는 구조라선착장에서 출발했다.
외도선착장에 도착하면 완만한 비탈길을 따라 보기에도 깜찍하고 예쁜 아치형 정문을 통과한다. 이어서 상행코스로 외도광장-분수대삼거리-선인장 가든-비너스 가든-리하우스-플라워 가든-뱀부 가든-파노라마전망대-카페, 오, 아름다운으로 이어진다.

초입길에 코스안내판이 세워져 있어 길을 잃거나 진행방향을 혼동할 염려는 없다. 상행코스는 노란색, 하행코스는 푸른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상행코스의 하이라이트는 ‘비너스 가든’. 비너스상과 정원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비너스 가든은 리하우스 방향으로 수평촬영도 좋지만, 플라워 가든을 지나 뱀부 가든 쪽에서 하이앵글로 내려다보고 찍으면 더욱 장관이다.
비너스 가든에는 마치 그리스의 신전을 옮겨 놓은 듯한 기둥 사이의 대리석 비너스와 다윗의 조각들이 꽃들과 어울려 신화 속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하다.
외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2시간이라 약간의 시간여유가 있다. 섬 상단에 위치한 ‘카페, 오 아름다운’에서 커피나 팥빙수 등 식음료를 즐기는 것도 낭만이다.

이제부터는 하행코스. (고)이창호추모비를 지나면 에덴교회를 만난다. 에덴교회는 절벽 위에 지어진 작은 교회. 외도를 가꾼 주인공인 최호숙 회장은 그녀가 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외도’에서, “그곳에 오르면 내도(內島)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오른 쪽으로는 ‘서이말 등대’가 그림처럼 서 있다. 절벽에서 바라보는 서이말 등대는 하얀 부속건물이 많아 마치 그리스의 산토리니 섬 같이 보인다”고 에덴교회 절벽의 아름다움을 그렸다.
에덴교회를 지나, 잠시 ‘사랑의 언덕’을 오른다. ‘사랑의 언덕’은 원래 원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풍어제를 지냈던 곳으로 300년이 넘은 오래된 당산나무가 있는 신성한 곳이다. 아름답고 아늑한 이곳에 많은 연인들이 찾아와 사랑을 확인하고 약속하는 곳이기도 하다. 특별한 추억을 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사랑의 언덕(Hill of Love)’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사랑의 언덕에 서면 외도의 모든 정원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천국의 계단으로 내려가 분수대삼거리-기념품 샵-물의 정원-메모리얼갤러리-바다전망대-소망의 등대까지 내려가면 코스 전체가 마무리된다. 메모리얼 갤러리에는 (고)이창호, 최호숙 부부가 외도를 “꿈의 정원”으로 일궈온 과정을 사진과 글로 전시해놓고 있어 감동을 더한다.
등대 내려가는 길 역시 하얀 색 벽에 곡선 계단으로 되어 있어 사진 구도에 잘 어울린다. 특히 연인들이 자주 포즈를 취하는 포토존이다.

외도전속사진가인 유재력 작가는 그의 사진집 ‘OEDO-IN MY EYES’에서 “외도엔, 마음 가득, 떠나고 싶은 이들의 길을 밝히는 등대가 있다. 짙푸른 하늘 가득 힌 꿈을 채운다. 푸른 바다를 볼 수 있는 꽃 의자가 있고 갤러리엔 물 속 깊은 나라의 정원이 있다”고 소개한다.
글,사진 임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