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에서 남쪽으로 300m 해상에 위치한 내도는 장승포나 일운면에서 보면 바깥섬(외도)보다 가까이에 있다고 하여 안섬(내도)이라 불린다.
지금부터 16년 전인 2006년 8월,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거제도 여행을 하면서 외도를 방문했을 때 외도 바로 옆에 자매섬같이 예쁘게 자리잡고 있어 한참동안 취한 듯 바라만 보고 있었던 내도. 마치 신비의 섬처럼 보였던 그 섬을 이제야 찾게 됐다.
‘내도’라는 섬은 그렇게 내겐 꼭 가보고 싶은 섬, 꿈의 섬으로 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내도는 거제 구조라선착장에서 불과 10분 거리에 있는 가까운 섬이다. 외도가 관광지로서 워낙 유명해지다 보니 내도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조용한 은둔의 섬이라고나 할까? 주민수도 11가구에 불과하다.
여객선 승선권을 산 후 구조라선착장에서 먼저 내도소개팜플렛을 얻었다. 팜플렛 표지에는 ‘자연이 품은 섬 내도, 명품마을’이라 써 있다. 무엇이 있길래 명품마을일까? 섬 트레킹 안내도에는 섬 일주코스 총 거리 2.6km, 소요시간 1시간 30분 정도이다.
배를 타자마자 잠깐 사이에 내도에 도착했다. 마을이 아담하고 예쁘다. 이정표 및 트레킹 안내도 잘 되어 있다. 마을 좌측에는 조그만 몽돌해변도 눈에 들어온다. 성게, 소라 등이 눈에 보일 정도로 물이 맑고 깨끗하다. 파도가 밀려오고 갈 때마다 내는 몽돌소리가 아름다워 오랫동안 쉬고 싶은 해안이다. 좌측 바다건너에는 지척으로 거제도 공곶이해변이 보인다. 공곶이는 초봄에 수선화공원으로 유명한 곳이다. 2015년 3월 공곶이를 방문했을 때 바로 앞 바다에 그림같이 떠 있는 내도를 보고 언젠가 꼭 저 섬을 가보리라 다짐했던 적도 있었다.

트레킹 코스는 좌측에서 시작하여 섬 남쪽 끝 ‘신선전망대’까지 간 후 동쪽 해안허릿길을 돌아오는 일주코스이다. 코스 입구에는 ‘내도 명품길’이라고 쓴 아치형 문이 있고, 곧 편백숲이 이어진다. 길이 외길이라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않고 외딴 섬 원시림이어서 숲이 꽤 깊고 아늑하다. 통영 지인의 소개와는 달리 초입 만 약간 비탈이 있을 뿐 전 코스 내내 거의 평지 수준이다. 바로 앞에 어린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가 걷고 있다. 가족이나 연인들이 함께 걷기 편한 숲길이다. 편백숲-소나무숲-대나무숲 등을 지나 약 40분 쯤 가면 ‘세심전망대’에 이른다. 마음을 씻고 정화한다는 의미의 ‘세심전망대’. 전망대에 서면 좌측으로 거제도 서이말등대해안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우측으로는 외도도 시야에 들어온다. 날씨가 좋으면 대마도까지 시야에 잡힌다고 한다. 뜻 그대로 이곳에 서 있으면 활짝 열린 바다가 가슴 가득히 안겨오고 마음 속 찌꺼기들이 깨끗하게 사라지는 기분이다.
세심전망대에서 연인삼거리까지 약 400m 구간은 동백숲길이다. 3-4월에는 특히 이곳 동백숲길을 걷고싶어 방문객들이 많아진다고 한다.
연인삼거리에서 300m 직진하면 섬 최남단인 신선전망대에 이르고, 우측은 희망전망대를 지나 선착장까지 이어지는 숲길이다. 삼거리에서 신선전망대까지는 ‘내도연인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연인들이 함께 걸으면 사랑이 깊어진다는 길이다. 신선전망대로 가는 숲길에는 곰솔노거수도 만난다. 그 모양에 따라 남자나무, 여자나무로 불린다. 곰솔노거수를 지나면 푸조나무, 노박덩굴, 동백나무의 뿌리가 엉키면서 한 나무처럼 자라는 어울림나무도 볼 수 있다.

드디어 신선전망대. 선착장에서 이곳까지 약 1시간 걸렸다. 신선전망대는 내도 트레킹 코스 중 하일라이트이다. 이곳 전망대에 서면 바다 건너 해금강, 외도가 지척으로 보이고, 멀리 대마도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내도 최고의 절경이다.
신선전망대에서 잠시 쉰 후 다시 연인삼거리를 거쳐 희망전망대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이 숲길에서는 운이 좋으면 멸종위기 2급 조류인 팔색조(천연기념물 제204호)를 만날 수 있다. 팔색조는 거제도, 지심도, 제주도, 진도 등 극히 일부지역에서만 서식하는 여름철새이다. 알을 낳는 5-7월 사이에는 숲속에서 팔색조의 울음소리를 종종 들을 수 있다. 팔색조는 바닷가와 섬 또는 내륙 비탈면의 잡목림이나 활엽수림에 서식하는데 바위틈이나 두 갈래로 갈라진 나뭇가지 사이에 큰 돔형의 둥지를 틀고 산다.

희망전망대는 신선전망대에서 약 1km거리. 선착장까지는 400m 남았다. 희망전망대에서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대표적 명소인 해금강, 바람의 언덕, 학동흑진주몽돌해변, 수정산, 구조라해변과 수선화가 아름다운 공곶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 폭의 병풍이 펼쳐진 듯한 경관과 눈부신 석양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이다.
거의 정확히 1시간 30분 만에 트레킹을 마무리하고 배편을 기다리면서 내도 할매바리스타에서 팥빙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목을 타고 넘어가는 팥빙수가 내도 만큼이나 시원하고 정갈하다.
글, 사진 / 임윤식